'피키캐스트', '세웃동' 페이스북 사태와 대한민국 저작권은 개나줘버려

짬봉닷컴에서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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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자극적 제목으로 시작해보는 저작권 이야기입니다. 추석을 전후해, 아실만한 분은 다 아시는 100만 동영상 페이스북 페이지, '피키캐스트'가 접속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페이스북에 의한 일방적 '페이지 삭제'가 그 이유였던 것으로 밝혀졌구요. 페이스북 유저들의 설왕설래도 많았습니다만.. 피키캐스트 측은 <두번째 피키캐스트>를 만들어 다시 재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벌써 이글을 쓰는 시점에서 17만 정도의 팬을 확보했네요.

여기까지는 그냥 fact구요. 문제는 이 사태를 바라보는 시각에 있습니다. 얼마전 다음과 같은 기사를 읽었습니다.(100만명 보유 페이지가 하루아침에 삭제, 페이스북과의 상생의 길은 어떻게 열릴까?) 페이스북 상에서 꽤 이슈가 된 글입니다만.. 좀 기가 찼습니다.. 문제의 본질을 이렇게 호도해버릴 수도 있구나 싶었던건데요. 다음 포스트가 지적하고 있듯(피키캐스트의 피해자 코스프레 “미제 페이스북이 우리를 탄압한다!”), 피키캐스트 사태에서 과연 그들은 '피해자'일까요? 더 나아가 피키캐스트는 '미제 권력에 대항하는 작고 힘없는 국산 스타트업'인걸까요? (실제로 '피키캐스트' 측에서는 페이지 삭제는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고페이스북의 독선이며, 피키캐스트2를 다시 좋아요 해줄 것을 강변하고 있습니다. 이글 참고) 미디어 뿐만이 아닙니다. 실제 주변에는 이 사태를 '피해자 피키캐스트'로 인지하고 계신 분들이 꽤 있는 듯 합니다. 실제로 이 바닥에 한다리를 걸치고 계신 분들도 '페이스북의 독단'이 문제라거나, '광고 영업을 위해 그들이 넘지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며 공분하는 예도 볼 수 있었습니다.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저작권따위 개나줘버리는 나라 대한민국에서는요.

과연.... 느닷없는, 예상못한 '강제 삭제'일까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Jay군은 14년차 인디밴드 보컬로 암약하고 있으며.. 앨범을 낸 경험도 있습니다. 저작권 분야에서도 음악 쪽은 독보적인 '최악'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뭐.. 다 아시겠죠? 저작권 위반을 넘어서 합법적 만행(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해 유통사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수익 구조..)이 그냥 당연하다는 듯이 벌어지니까요. 1집 앨범을 온라인에 풀었을 때 일입니다. 이름도 알길없는 듣보잡 밴드의 곡이 발표 3시간여만에 P2P사이트에 뜹니다. 주요 커뮤니티 게시판은 말할 것도 없고, 네이버 블로거들은 앨범을 통으로 압축 버젼으로 공개합니다. 너무나도 공공연해 할말조차 없었습니다. 신해철씨가 예전에 말한, '불법 다운로드 할거면 음질이라도 좋은 걸로 해달라'가 떠오르던 순간입니다.

피키캐스트 문제의 본질은 이 저작권에 있습니다. 먼저, 모르는 분들을 위해 <피키캐스트>가 어떤 곳인지부터 간단히 집어보겠습니다. 피키캐스트는 페북을 달리는 여우들, 어메이징싼타, 남자기 때문에, 올 댓 뷰티, 고양이는 프라다를 입는다, 한류, 링구팜, 당신의 뇌를 자극할 이야기, 죽기전에 꼭 가봐야할 곳, 댐 굿 아이디어, 아이 엠 패션, 플레이 등 10여개의 페이지를 운영하는 업체가 관리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중 하나로 각종 재미있는, 감동적인, 의미있는 콘텐츠를 소개하는 페이지입니다. 비슷한 활동을 하는 페이지로는 '세상에 가장 웃긴 동영상(세웃동)', '남자들의 동영상' 등등이 있는데요. 모두 몇십만에서 백만은 우습게 넘어버리는 소위 말해, 요즘 페이스북에서 가장 핫한 페이지들입니다. 이런 페이지들은 '큐레이팅'을 표방하며 개인의 영상이나 사진, Text, 방송사의 콘텐츠, 해외 뜨는 영상, 자료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정리해보여줍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네이버 같은 포털이나 이슈 사이트들의 운영론과 크게 달라보이지 않죠?

근데 뭐가 문제라는 걸까요? 결정적으로 여기에는 콘텐츠 제작 주체가 무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저작권 문제가 발생합니다. <피캐캐스트> 사례를 보죠. 피키캐스트에서 활용하는 동영상을 포함한 다양한 콘텐츠는 '자신들이 제작한' 자료들이 아닙니다. 소위말해, '펌질'인데요. 이 '펌질'시에 지켜야할 것들이 있지요. 한 예로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Creative Commons License, CCL)가 있습니다. 저작자와 이용자를 위한 권리 규정으로 콘텐츠의 사용범위와 용도, 방법 등을 규정하는데요. 피키캐스트의 운영 방식은 이를 포함해 저작권과 관련된 다양한 법규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아래를 보시죠.

1) 피키캐스트는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았을까요?
ㅍㅍㅅㅅ가 이 글에서도 지적했듯이,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제가 아는 콘텐츠 제작자 분들도 자신의 콘텐츠가 무단 도용되고 있다고 이러한 페이지들을 성토하곤 했습니다. 이는 CCL측면에서 봤을 때도, 권리규정을 어긴 셈이겠죠.

2) 그렇다면, 펌질한 콘텐츠는 문제없이 게시되고 있을까?
이 역시 아닙니다. 현재 운영 중인 피키캐스트2의 페이지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단순히 좋아요!를 권유하고 있을 뿐, 원작자의 이름이나 링크를 찾을 수 없는 콘텐츠가 많습니다. 이를 지켰다해도 문제는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원작자(다시 말해, 저작권 주체)가 아닌 사람이 올린 영상이나 자료 등을 퍼왔을 경우, 저작권 위반에 대한 2차적인 책임 범위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봐도, 피키캐스트의 콘텐츠들은 정상이 아닙니다.

3) 유튜브는 공유 SNS아닌가?
반대로, 이 부분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이들은 유튜브건 어디건, 원작자의 영상이나 각종 자료들을 그대로 다운로드나 스크랩해 재업로드하고 있습니다. 하다못해, 해당 링크의 조회수나 유입률 증가에도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은 그냥 부차적이라해도.. 이것은 그 자체로 저작권은 물론, 유튜브 약관 위반입니다.

4) 이에 따른, 2차 피해는 없을까?
이 역시 우려되는 사항입니다. 특히, 원작자가 아닌 콘텐츠의 경우, 초상권 침해나 상표권 등에 적극 해당될 수 있는데요. 이에 대한 대응방안이 '문제 시, 게시물 삭제'라는 것은... 좀 도가 지나치게 안일해보입니다.

정리해보자면, 피키캐스트는 '저작권', '지적 재산권', '초상권', '상표권' 등을 무시한 영업 행위를 해왔고, 현재도 이어오고 있다는 겁니다. 바로 이점이 문제이자 논점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이 광고를 위해 자신들의 페이지를 없앴다..'고 말을 하거나, '자신들은 방송사와 양해를 통해 콘텐츠를 활용하므로 저작권에 문제가 없다' 라고 말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이라는 겁니다. 실제로 페이스북은 이러한 '저작권'이나 '상표권'과 관련된 행위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요. 더불어, 피키캐스트 박성민 팀장의 이 인터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들은 방송사와의 저작권 문제에 국한해서도 SBS, CJ E&M을 제외하고는 명확한 이용권을 확보했다고 할 수 없을 듯 합니다. 더군다나, 현재 페이지를 보면 알 수 있듯, 이들의 콘텐츠 중 방송사 콘텐츠는 일부에 불과할 뿐입니다.

페이스북이 저작권에 무덤이라고 불리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는 경고하고 있음.jpg

 

다만..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만, 여기까지는 단순히 '우리나라 저작권은 정말 개판이구나..'로 개탄하고 말 문제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피키캐스트는 여기서 한단계 더 나아갑니다. 이렇게 얻은 힘(다시 말해 양적인 페이지 좋아요!와 실제 도달률)을 자신들의 영업 행위에 활용해오고 있다는 건데요. 각종 영화, 상품 등에 대한 광고 영상을 유료로 게재하는 것입니다. 결국은 이를 수익원으로 삼아 실제로는 유료 계정으로 기능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비상업 페이지를 표방해 행해지는 이런 영업 활동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지불하고 있을까요? 정부는 2012년 블로그, 커뮤니티 등의 상업적 활동을 규제하고 이들을 법적 테두리에 묶은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위반 사례를 점검하기도 했죠. (기사 참고) 이때문에 일부 블로그나 커뮤니티, 온라인 카페들이 그 동안의 행태가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만.. 여기에 페이스북 페이지와 같은 이른바 '뉴미디어'가 포함되어 있을까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면, 그렇지 않은 것으로 추측됩니다. 그렇다면, 피키캐스트가 사업자 등록 등을 통해, 이에 따른 세금을 정당히 납부하고 있을지.. 그점이 좀 궁금하네요.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저작권 위반과 비정상적 광고 영업 행위가 '피키캐스트'에 국한되는 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웃동, 남자들의 동영상 등등 현제 페이스북에서 성행하고 있는 다양한 페이지들이 운영 과정에서 저작권을 전혀 무시하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이들은 이를 통해 얻은 양적 규모를 바탕으로 광고 영업 행위 또한 피키캐스트 처럼 해오고 있구요.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피키캐스트 계정 삭제 사태는 이러한 일련의 저작권 관련 활동에 따른 결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그들이 주장하거나, 일부 여론이 호도하고 있는 페이스북의 독단이나 스타트업, 미제 자본(?) 등의 화제는 본질도 아니고, 오히려 상황 자체를 호도하는 논리라는 것이죠.

현재 <피키캐스트>는 그 두번째 페이지를 통해 같은 방식의 운영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각종 영상, 자료 등을 공유하는 다른 페이지들 역시 '모두'는 아니겠지만, 마찬가지이구요. 이것이 '대한민국 저작권은 개나줘버려'의 현주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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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과 관련해 '방송통신심의원회'로부터 "게시물에 대해 ‘삭제’를 요청하는 취지의 '권리침해(명예훼손)' 신고"를 받았음을 알려드립니다. 다만, 이글은 선량한 대한민국 시민과 관련 업계, 콘텐츠 제작자들의 알권리는 물론, 저작권리 등을 위해 사실을 바탕으로 공익을 위해 쓰여진 개인적 의견으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에 관련한 소명을 전달한 상태입니다. 더불어, 일방에서 주장하고 있는 '페이지 삭제에 대한 페이스북의 입장'은 이 글의 논지와 무관하며, 오히려 포괄적인 관련 업계의 운영 행태에 대한 문제 제기라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지적합니다. 참고 부탁 드립니다.

Jay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