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슈와 생각

사람들은 왜 NAVER 네이버를 싫어할까?

2009년 짬봉닷컴에서 이사

------






절대 권력 네이버.

2003~4년을 기점으로 탄생한  우리나라 IT 업계 최고의 독점기업이자(국내만이라면 MS가 안부러운), 그 자체로 철옹성이며, 무소 불위의 권력을 자랑하는 '일개 포털사이트'



1990년대, IT분야는 통신 시장이 지배했다.

나우누리, 천리안, 하이텔 등의 통신사와 사람인과 같은 소프트웨어사, 모뎀과 같은 인프라가 시장의 지배자 였던 것이다. 그리고 1990년대 후반. 익스플로어라는 소프트웨어와 초고속전송망이라는 인프라, 그리고 펜티엄 컴퓨터라는 하드웨어가 합쳐져 새로운 시장이 도래했다.

인터넷이다



그 곳을 가장 빠르게 선점한 것은 YAHOO였다.

외국에 자본을 앞세워 한국에 안착한 야후는 검색 포털의 문을 확짝 열었다. 당시, 수많은 남성들이 SEX니 TEEN이니를 야후에서 쳐댔으며, 수많은 외국의 포르노 사이트를 들락였다.(이 것이 인터넷 대중화에 크게 한몫했음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2000년대 초반, 카페와 대용량 메일을 앞에운 DAUM이 등장했다.

그 자체로 수익성은 떨어지나 새로운 툴로 유저들을 강하게 유혹할 수 있었던 이 툴들은, 또한 사용자들의 lock in 시킬 수 있는 강력한 방편이기도 했다.(다음이 지금까지 시장의 2위를 굳건히 지킬 수 있는 것은 '백만 카페'와 '한메일'의 힘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2003년. 전지현을 앞세운 새로운 지배자의 등장. '지식인'을 전위부대로 왕좌를 차지한 주인공은 바로 '네이버'였다.

지식인을 등장시키면서부터 네이버는 과거의 포털사이트와 같이 일개 서칭 시스템이나 지원해주는 검색 포털을 과감히 탈피했다.

기존 포털과는 다른 페러다임으로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이 것은 웹2.0이라는 공유와 개방을 표방하는 구글이나 트위터와는 매우 다른 사다리를 통해 시장에 올라섰음을 의미한다.




 

초록색 창

으로 대변되는 네이버는 현재 그 자체로 하나의 권력이다. 기존의 권위와 가치를 송두리째 뒤 흔드는 존재의 탄생이었다.

네이버 그 자체가 세상의 모든 이야기를 대변한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이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각종 미디어가 네이버에 편집권을 양도하게 되었던 일이다.(현재는 링크로 바뀌었다. 다음에 자세히 다루겠다.)

지식인을 필두로, 연이어 런칭한 쇼핑, 웹툰, 컬쳐 기타 등등을 통해 네이버는 검색이라는 전달자에서 더 나아가. 그 자체가 컨텐츠를 보유한 하나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이것은 사람들을 네이버라는 플랫폼안에 잡아둘 수 있게 된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전달자가 아닌, 그 자체가 생산자이자 동시에 전달자가 되는 것이다. (다음이 최종 판매자의 역할까지 자임한 것에 반해 네이버는 그런 실책까지 저지르진 않았다.)



'강력한 플랫폼'

이것이 네이버의 힘이자, 그들의 권력이 된 것이다. 플랫폼으로 기능하는 것은 사람들이 머무는 공간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 중에서도 '강력함'이라는 수식어를 동반한다는 의미는, '강남역'과 이름도 모를 '오대산역'의 '상권의 차이' 정도로 비교해 볼 수 있겠다.

많은 사람이 머물고 활동하는 공간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많은 자본의 유입이 뒤따른다. 인터넷 세상에서 사람은 돈이자, 그 자체가 권력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네이버는 플렛폼으로 기능할 수 있었을까?

많은 사람들이 머무는 곳에는 무엇이 있는가를 보면 간단하게 해결된다. 방송국에는 연예인이, 이대에는 많은 옷가게가, 피시방에는 게임이 있다. 사람이 머무는 곳에는 반드시 그들을 위한 컨텐츠가 있다. 동시에 꺼리가 있는 곳에 이목은 집중된다.





그렇다면, 문제는 컨텐츠다. 어떻게 네이버는 사람들을 사로잡는 컨텐츠를 보유하게 됬을까?

2003년까지 차근차근 준비했던 것일까? 그 방대한 컨텐츠들을??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지식인 등을 시작으로,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남의 손을 빌어 보유시킨 것이다.

A는 생산자인 동시에 소비자다.

B역시 생산자이지만 소비자이기도 하다.

이 수백 수천만의 A와 B는 네이버라는 툴안에서 활동한다.

그들의 활동이 네이버에게 컨텐츠로 생산되고, 다시 소비되며, 그 자체로 권력이자 돈이 되는 셈이다.

이러한 '기묘한 방책'은 개인간의 활동에만 머물지 않았다. 각종 기업들의 컨텐츠를 네이버에 모아두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컨텐츠 생산자들의 정보를 네이버에서 소비하게 할 수 있다면?? 그것을 네이버는 해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2003~4년 이전까지는 원하는 정보를 찾고자 한다면, 카테고리별로 찾아가던지, 어느정도 포털의 자료가 축적된 후에는 검색창에 관련 키워드를 치는 것으로 대신할 수 있었다.

그 당시 키워드에 대한 결과는



 

와 같이 사이트들의 링크가 줄줄이 뜨는 구조였다. 즉,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그 사이트에 직접 방문해야 하는 것으로,

포털은 검색과 정확한 타겟을 소개해주는 역할에 만족했다. 바로, '전달자' 역할인 것이다.



그럼 2003년 이후에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음악'이라고 네이버에 쳐보자. 지식인, 블로그, 카페, 컬쳐, 사전, 이미지, 쇼핑, 책, 음반 등 다양한 음악에 대한 결과물들이 뜰 것이다. 이중 포털이 전달자의 역할만을 당담하고 있는 컨텐츠는 무엇일까??

지식인부터 카페는 앞에서 말한 수많은 A, B에 의해 생산된 네이버의 컨텐츠이다. 그리고 다른 것들은 다른 생산자들의 컨텐츠라고 보면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럼 간단하게 '지식쇼핑'이라고 되어 있는 각종 쇼핑 정보란을 살펴보자. 이것은 과거 가격 비교 사이트들을 들어가야 볼 수 있었던 비교 정보들이다.

음악에 대한 정의를 보여주는 사전은 어떨까?

음악

리듬, 가사 따위로 이루어진 어쩌고 저쩌고...

-두산 백과 사전

이 쪽은 조금 더 심하다. 바로 전문을 볼 수 있다. 물론, '두산 백과 사전'을 볼 수는 있다. 하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두산 백과 사전까지 인지해주고, 직접 찾아들어가는 '수고'를 해줄까?


 



바로, 과거 사이트를 찾아들어가야 볼 수 있던 정보들이 모두 네이버 안에서 처리되는 셈이다.

오늘의 키친, 음반같은 오늘의 스토리와 각종 증권, 부동산, 지도 정보 따위는 어떨까? 앞에서도 말했던, 이 일개 포털 사이트가 이 방대한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을리도 만무하고, 그들에게는 그래야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즉, 이 컨텐츠들도 모두 다른 기업들의 재산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트래픽의 발생은 곧 돈이자 권력이다. 그 결과가 메인화면이나 각종 창에 함께 뜨는 배너들은 물론,  검색시 같이 도출되는 스폰서링크, 파워링크로 나타나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검색시 나타나는 사이트마저도 그들의 돈줄 역할을 해준다. 검색시 도출되는 정보 중 그 어떤 것도 네이버 영역안에 있지 않은 것이 없어진 셈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진다. 왜 그들 생산자들은 자신의 재산을 대가없이 내어주었을까?

'지식인'을 시작으로 점차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자체 컨텐츠를 보유하며, 힘을 키워가던 포털사이트 '네이버'는 컨텐츠 생산자들에게 말했다.

"컨텐츠를 우리 사이트에 줘라. 홍보 해줄게"

이게 그럴듯해보인다. 마치 Tie in이나 코업같은 느낌이란 말이다.

방식이 문제다. 단순 link 혹은 일부 정보만을 노출하느냐, 아니면 전문을 노출하느냐. 편집권마저 포털에게 주어준 기업들에겐 선택의 여지마저 없었다.



모든 혜택은 포털이 싹쓸이 하기 시작했다.

즉, 트래픽은 모두 포털에서만 발생했지, 그 트래픽이 컨텐츠 제공자에게까지 전달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현재에 이르렀다. 그 전에는 단지 '검색 전달자'로 기능하며, 인터넷 산업의 한 축을 담당했던 일개 기업이, 그 컨텐츠들을 품에 안아 당담자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모든 혜택은 그들의 몫이다.

이제는 울며겨자먹기라도 네이버같은 절대적 독점기업이 써주어야 그나마라도 유지가 된다. 트래픽이 제대로 돌아오지 않지만, 그나마도 하지 않으면 생존의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부익부 빈익빈에 부의 세습이며, 현대판 노예가 따로 없다.

하지만, MS가 독보적 시장 지배기업이면서도 그 자체로 기능하는 것처럼, 네이버 또한 헛튼짓따위 하지 않는다.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얼마전 있었던, 네이버 웹툰작가들의 '네이버 옹호 발언'이다.

정확히 기억은 나지않지만, 모바일 웹툰에 대한 수익 분배를 둘러싸고 네이버를 '까는' 미디어들에 대항해, 김선권씨나 조석씨같은 Top 작가들이 네이버 옹호 발언을 블로그에 게제하게 되었던 것.

논조는 그나마 네이버만한 기업이 우리나라에 있는지 의문이다.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멋진 일이고 맞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 보면, 과연 네이버가 한국 만화의 부흥을 위해 그런 짓을 하는걸까?

아니면, 돈이 남아도니까 작가들한테 쫌 더 줘보는 걸까? 다음, 구글, 야후에 네이트까지 기세등등한 2위부터 그 뒤까지의 포털이 목뒤에 칼을 들이데며 악을 쓰고 있는데??

그들은 컨텐츠의 힘을 잘 알고 있다.

최근 뉴스캐스트와 다양한 재휴를 통해, 생산자에게 일부나마 트래픽을 돌려주는 정책을 봐도 그렇다. 결국 칼자루는 그들이 쥐고 있는 셈이지만... 



1등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해주는 다양한 tool들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그들의 가장 큰 재산인 것이다.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해진 웹2.0

공유와 개방의 기치를 내건 이 시대에 철저히 반하는 기업이 구글따위는 상대조차 할 수 없는 거대 권력으로 기능하는 이유는 뭘까?

이유야 여럿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 인식' 문제

- 그 어떤 맘마미아 같은 기업도(맘마미아 같은 기업이 근데 대체 뭐지?-_-;;) 소비자 인식에 저항하다가는 쪽박차기 일수다. 차근차근 솜씨좋게 지배권을 넓혀온 네이버와 그 초록색 창, 그리고 UI와 디자인, 무엇보다 그 tool자체에 소비자의 인식은 너무나도 익숙해져 있다. 기존의 강자나 후발주자에게 넘을 수 없는 벽으로 자리 잡는 셈이다.



머리좋은 경영진

- MS의 예에서도 볼 수 있듯이, '독점기업이 꼭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 '이는 명제이지 그 자체로 진리는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것이 명제로서 존재하며, 시장 자체에 받아들여지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진실이던 아니던 소비자가 그렇게 여기게끔만 해준다면, 그것으로 그 권력은 필요하며, 유익한 존재가 되는 셈이다. 그것을 MS와 네이버는 너무나도 제대로 인식하고 잘~하고 있다.



한국의 특수성

 - 이것은 내 개인의 생각일지도 모른다만, 우리나라에서 웹2.0이라는 테마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기업의 웹2.0은 유익한 면을 많이 찾을 수 있고, 소비자들도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tool과 단면까지 이어질까라고 생각해보면 완전히 긍정할 수는 없다. 군사 독제와 타성, 남과 다른 것에 대한 배타의식과 수긍, 맹몽적 찬양 따위에 길들여진 한국에서 웹2.0의 공유와 개방, 다양성은 어쩌면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른다.

구글이 한국에서 고전하는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근래 들어 발생하는 촛불시위나 문화의 다양화, 개개인의 인식 따위의 긍정적 면이 많이 생기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아직은 일부분의(혹은 대가리급은 여전한) 분위기가 아닐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웹3.0이라는 개인 맞춤형도 한국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을까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어쨋든간에 우리나라 사람은 새로운 것에 열광하기도 하지만, 지극히 그런것에 게으르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 어느나라보다 새것, 다른 것에 열광하지만, 전통과 우리 것에 대한 지나친 강박관념 혹은 뒤틀린 관념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 참 골치 아픈 것이 사실이다.



네이버는 그들의 모든 역량을 '선도적 지배자로서 지속적으로 시장을 장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컨텐츠 지배를 통해 시작된 종합 포털사이트(그들은 자신들이 미디어가 아니라고 선언한 바 있다.)의 구구절절한 면모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다각적으로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전략은 썩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그러나 영원한 1등은 없다. 부침이 심하고 하루가 멀다하고 신기술이 난무해데는 인터넷, IT 시장에서는 특히나 이 제언은 자명하다. 그렇기에  네이버의 장기적이면서도 철저한 집권체제는 굳이 이 분야가 아니라도 독특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거기에 트렌드에서 동떨어진 듯 하면서도 그럴듯하게 매치된 교묘한 그들의 모습은 분명 흥미로운 사실이다.

점차 반격의 칼날을 갈고 있는 2위 이하의 포털 사이트들의 행보를 지켜보아야 할때이다. 2위가 상대도 안되는 2위라해도,

아무리 시장의 판도 자체를 1위가 독식하는 체제로 만들어버렸다해도. 기회가 틈세, 그리고 균열은 있기 마련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