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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케터가 놉니다

팟캐스트 xsfm '그것은 알기 싫다' 프로듀서 UMC님께 드리는 글

2017년 짬봉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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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가장 오랜기간 방송한 인기 시사 팟캐스트 xsfm '그것은 알기 싫다'의 프로듀서인 UMC님께 드리는 글입니다. 부연하자면, 저는 나는꼼수다부터 시작해 10여년간 팟캐스트를 애청하는 유저로서 특히, xsfm의 방송은 거의 모든 콘텐츠를 한회도 빼놓지 않고 듣고 있습니다. 더불어, 운영중인 소셜커뮤니케이션 미디어 짬봉닷컴을 통해 팟캐스트와 관련된 입문자가 들어보면 좋은 추천 파캐스트 방송 5가지, 써니힐, 크레용팝으로 보는 팟캐스트 마케팅 사례, 팟캐스트 왜 인기인가? 딴지라디오부터 xsfm까지, 2017년 MCN은 어디로 가는가?, 나는꼼수다 멤버 근황 등의 글을 쓰는 등 팟캐스트 자체를 좋아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더해 #소셜쓰고앉았네 등의 책을 쓴 10여년차 현직 마케터이기도 하구요..^^;


'그것은 알기 싫다' 프로듀서 UMC님께 드리는 말씀이 xsfm의 발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만, '밀림'의 슈비두비둡둡부터 시작해 UMC님의 모든 정규 앨범을 소장하는 팬의 입장에서 이 글을 써봅니다.

 

 

'그것은 알기 싫다' 공개 방송 by 시간을 담는 사진사[/caption]

  

그것은 알기 싫다 는 지금 아래에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

아이폰 팟캐스트

안드로이드 팟빵

 

 

0. 들어가며

안녕하세요. 이 글을 UMC님께서 읽으실지 모르겠지만, 만약 읽으신다면 크나큰 영광이겠습니다. 저는 음악하는 UMC를 더이상 보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아쉽지만, 프로듀서이자 방송국을 운영하는 UMC도 매우 좋아하는 한명의 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 xsfm 그것은 알기 싫다 를 듣다보니 걱정이 조금 되어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UMC님도 느끼고 계신 듯 합니다만, 물뚝심송님, 이용님, 마사오님의 하차 이후, 새로운 멤버들의 안착이 잘 되지 않는 듯 합니다. 최근 대선을 전후해 개편이 눈에 뜁니다만.. 현재의 방식으로는 또 비슷한 6개월, 1년이 흐를 것 같아 우려가 됩니다. 물론 내부 사정은 알지 못합니다만, 방송을 통해 언뜻언뜻 들어보면 지금도 여전히 높은 트래픽을 유지하고 계신 듯 합니다. 현재 그것은 알기 싫다 의 방송 퀄리티가 객관적으로 타 방송에 비해 우위에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만, 현재와 같은 과도기가 계속된다면, xsfm은 그저그런 팟캐스트로 남지 않을까... 혹은 xsfm에 높은 충성도를 보여준 팬들이 얼마나 더 기다려줄까.. 그런 점들이 걱정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런 뜻에서 내부에서도 고민하겠지만, 외부에서 바라본 몇가지 고민할 지점을 담아 봅니다.

 

1. UMC/UW

팟캐스트를 위시한 대안미디어 영역에서 UMC님의 프로듀싱 능력은 단연 발군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이끌어나가는 것뿐아니라, 녹음, 음악 등 전체적 방송의 퀄리티를 만들어나가는 것까지 팟캐스트 분야에서 xsfm과 '그것은 알기 싫다'보다 웰메이드된 콘텐츠를 찾기는 사실 어렵습니다.


다만, 냉정하게 말해 UMC님이 발군의 '진행자'인 것은 아닙니다. 이전 체제와 같이 확실한 전문성과 캐릭터를 갖고 있는 게스트와 안정된 포맷이 있을 때는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그들과 밀고당기는 역할을 하거나 간혹 벌어진 내용을 정리해주거나 잘 모르는 스탠스에서 생각지 못한 지점을 집어주는 것으로도 훌륭한 합이 만들어졌으니까요. 다만, 현재와 같이 말그대로 부족한 게스트 사이에서 이를 전체적으로 정리하고 카리스마있게 끌고 가는 것은 역부족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테면, 김어준 씨가 이런 역할에 최적화된 진행자에 속하겠죠.


이런 상황에서 이번 개편과 같이, UMC가 더 많이 진행하고 더 말을 하게 되는 구조가 옳을까요? 아직 개편 방향의 전부를 알 수는 없습니다만, 회사 운영이다 뭐다 너무 과중하지 않으신가요? 윤세민 기자에게 다른 롤을 부여한 것은 매우 잘한 선택으로 보입니다만, UMC님이 더 많은 발언을 하며 전체 프로그램을 끌고 나가기는 역부족이라는 인상이 사실 강합니다. 물론 저도 답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개편 이전의 성공률(?)과 개편 이후의 성공률이 별반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는 인상은..  개편에 대한 기대감보다 우려를 갖게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UMC님은 어떤 롤을 가져가는 것이 옳을까요?

 

 

2. 캐릭터

캐릭터 혹은 게스트나 출연자라 해도 좋겠습니다. 다만, 저는 일반인이라해도 좋을 인물들이 등장해 목소리만으로 긴 네러티브를 완성해 나가는 팟캐스트가 일종의 캐릭터 쇼라고 생각합니다. 뉴스를 전하던 사연을 전하던 정치 얘기를 하던, 한명 한명의 캐릭터가 갖추어져 매회를 구성하고 여기에 유저들은 몰입하게 되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현재 xsfm이 갖추고 있는 캐릭터들은 지금까지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이는 호불호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전체 방송의 측면에서 아래와 같이 의견을 더해보니 참고 부탁 드립니다.

  1. 윤세민 님: 물뚝심송 이후 가장 많은 role을 부여받은 캐릭터라고 봐도 좋을 듯 합니다. 개편에서는 어느정도 여유를 주긴했는데요.. 본인에겐 안타까운 얘기지만, 윤세민 기자는 xsfm과 같은 메인 팟캐스트에서 이정도 롤을 이끌 능력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 긴 기간 동안 쌓은 캐릭터는 '그거 내가 해봐서 아는데'의 동의할 수 없는 지식과 맥락없는 깐죽, 혹은 다소 성찰이 부족해보이는 개입 정도가 다 아닐까요? 목소리나 전체적인 톤앤매너가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명확한 캐릭터를 갖추고 그것은 알기 싫다 에서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현재까지 그렇게 긍정적으로 보여지지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2. 유면상 님: xsfm에서 가장 설득력있는 캐릭터를 갖춘 분이라고 평가합니다. 과하지 않은 아재 감성과 위트는 그 자체로 수준급이며 xsfm에 꼭 필요한 캐릭터아닐까 싶습니다. 목소리도 팟캐스트에 매우 잘 어울리구요. 본인이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됩니다만, 현재보다 더 많은 출연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분을 어떤 형태로든 출연 캐릭터의 하나로 활용하는 것은 고민해볼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3. 김상조 님: 유면상 님 다음으로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입니다. 목소리도 매우 좋고 신중하면서도 소박한 자세, 여기에 더한 위트가 훌륭합니다. 다만, 현재보다 더 많은 개입은 발란스를 무너뜨릴 수 있을 듯 합니다. 현재와 같이 광고를 소개하면서, 틈틈이 요리 이야기같이 개입하는 형태 정도가 최적화된 듯 합니다. 다만, 아예 마이크를 함께 켜두고 본인의 마음데로 참여할 수 있는 정도의 룸을 만들어두는 것은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4. 손이상 님: 초반은 매우 센세이션했습니다. 다만, 캐릭터가 부재한 상태에서 과도하게 노출되다보니 많이 소모되었다는 인상이 강합니다. 정규적인 스토리 하에 한번씩 아예 새로운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정도의 캐릭터가 최대치인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잡힌 캐릭터는 계속 밀고 나가시는게 좋을 듯 합니다만, 자신이 스토리를 끌고 나가는 메인 게스트가 아닌 보조 진행자로서는 기여도가 거의 없다고 봅니다.
  5. 홍성갑 님: 윤세민 님에 이어 호감있는 캐릭터를 만들지 못하고 있는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덕질은 물뚝심송이나 이용님과 결이 비슷하지만, 이를 전달하는 능력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관심없는 내용도 훌륭하게 풀어내는 전자에 비해, 관심있는 내용도 몰입도 있게 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메인 게스트, 보조 진행 모두 좋은 합이 되지 못합니다. 다만, 과거 취재기는 좋았으며, 짧은 진행의 게스트의 역할은 시도해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6. 그 외: 손아람님은 본인 분야 주제에 있어 좋은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게스트라고 생각합니다. 조성주님은 나쁘지는 않으나 이야기를 정말 몰입도 있게 풀어내는 게스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프랑스 소라소리(? 성함이 잘 기억이)님은 좋은 목소리를 갖고 계시고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도 훌륭합니다. 네티즌1호님은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합니다. 소재나 이야기를 풀어내는 능력 모두 발군입니다.

 

3. 콘텐츠

그것은 알기 싫다 는 매 번은 아니지만, 매우 자주 새로운 주제나 시사점, 방향성이 있는 콘텐츠를 던져줬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근 몇개월에 이어 최근의 개편을 듣고 있으면, 매 콘텐츠를 1초도 놓칠세라 돌려듣던 모습이 이제 무색하게 느껴집니다. 콘텐츠 측면에서 고민해봐야할 지점을 아래와 같이 정리했습니다.

 

첫째, 과거와 같이 새로운 시사점이나 방향의 이야기를 들려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것이 어떤 기획이나 구성 상의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있으시겠지만.. 다양한 소재를 철학이나 새로운 분야에서 바라보는 지대넓얕이나 최근 뉴스공장의 날 것의 재미 보다 현재 xsfm의 콘텐츠는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 것이 사실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최근 몇개월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현재 갖고 있는 무기들을 어떻게 조합해 새로운 방향으로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좀 더 있어야 할 듯 합니다.


둘째, 재미의 문제입니다. 냉정하게 말해 요즘 xsfm 콘텐츠는 재미가 없습니다. 이는 '캐릭터'에서 말씀 드렸듯이, 캐릭터에 기반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과정의 실패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캐릭터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유저들의 이입이 어려우니 재미가 떨어지고 이를 기획이나 구성으로 풀어나가려다 보니 더 어려워지는 것은 아닐까요? 물론 이것이 안 웃긴다. 위트가 없다 류의 재미가 아니라는 점은 부연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다만, 사실 이 관점 하나에서 많은 고민이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떻게 재미를 줄 것인가...?


셋째, 취재콘텐츠의 부재입니다. 과거 이용이나 마사오님이 담당하셨던 취재 콘텐츠는 xsfm만의 분명한 강점이었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그것이 부재한 채, 한명 한명 게스트의 지식에 의존하고 있지는 않은가요? 그 캐릭터가 잘 갖추어져있다면, 혹은 메인, 서브 진행자가 이를 잘 보조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은 그러하지 못하고 있는게 문제라면 문제겠죠. 물론, 이번 윤세민 기자의 스베뉴 콘텐츠는 잘 들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취재 콘텐츠인가요? 그렇게 지적하던 '나무위키' 그대로 가져온건 아닌가요? 유일하게 더한건 에필로그의 새로운 고소 사실아니었나 싶어집니다.. 여기에 직접 취재하고 접촉한 결과물은 무엇일까요..?


넷째, 몰입도 있는 기획의 시리즈 콘텐츠가 부족합니다. 과거 물뚝심송님의 왕좌의 게임이나 IT 이야기는 지난했지만, 하나하나가 빼놓을 수 없이 꽉찬 콘텐츠였습니다. 다만, 데이터센트럴 외에 현재는 이런 기획이 있을까요? 홍성갑님의 시리즈는 그냥 재미가 없습니다ㅠ 새로운 담론을 제시하고 그것은 알기 싫다 의 메인 콘텐츠로 뼈대를 이룰 수 있는 시리즈 콘텐츠에 대한 심도 있는 준비가 있으면 어떨까요?

 


여기까지 그것은 알기 싫다 와 xsfm, UMC 님의 팬의 입장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물론 내부의 고민이 크시겠고, 이 글은 한없이 부족해 보입니다만..  고민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멀리서나마 계속 응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