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팁과 노하우

마케터로 일하며 '지속가능한 블로그'를 운영하는 방법

2013년 짬봉닷컴

----


별건 없고, 짬봉닷컴 오픈 1년에 즈음하여, 이러저러 넋두리해보는 글입니다. 최근 입만열면 악플을 부르는 블로그로 입지를 굳히며, 한편으론 온라인에서 활동 좀 한다는 사람들에게 이러저러한 격려(..?)까지 듣는 상황인데요. 7번째인가 8번째 블로그를 채 1년도 안되게 운영한 상황에서 참 좃게된 상황이라 여겨집니다.


암튼 이러던 차에 평소 존경하여 애써 따르기를 차마 주저해 마지 않는 P미디어 편집장님을 만나 그동안 궁금했던 것을 몇가지 물어봤습니다. (본인은 이런 답을 했는지 기억도 못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짬봉: PV가 몇이나 나오나?
편집장: 월 000만이다.
짬봉: 헐. 짱봉닷컴은 이제 방문자 15만이다.
편집장: ...어쩌란 것인가.
짬봉: 광고 수익은 얼마나 나오나?
편집장: 월 0000000000000원이다.
짬봉: 즐

짬봉: 그쪽도 악플이 적잖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에 대처하는 자세가 있다면?
편집장: 그런거 없다. 그냥 무시하면 되지 않겠나
짬봉: 뭐가 임펙트 있는 답을 기대했는데... 실망이다. 난 소시민이라 적응이 안된단 말이다. (작가 주: 실제로 이렇게 말하지는 못했다.)

 


지속가능한 블로그를 만들 것

짬봉닷컴을 처음 시작하면서 했던 말을 보신 분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블로그의 유일한 목표는 '지속 가능할 것'이었습니다. 뭐 이러저러 입발린 소리들도 있었지만, 명제는 단 하나. 주당 내가 쓰는 글만 최소 1~2개, 내 손을 최종으로 거쳐가야 하는 글은 8~10개인 상황(다른 채널을 제외한 순수 블로그만을 기준으로..)에서 어떻게 하면 내 블로그를 지속적으로 운영할 것인가? 그것이었습니다.


다만, 7~8개 달하는 블로그를 글 몇개 쓰지도 못하고 접으며 깨달은 것은 '대충하지 않으면 지속할 수 없다.' 였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래서 지속적인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대충하자'는 마음으로 짬봉닷컴을 운영해왔습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되도 않는 글 140개를 포스팅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블로그나 싸이월드, 페이스북에 썼던 글을 재탕, 삼탕한 경우도 많고, 세상의 모든 카페, 오늘의 음악 같은 시리즈성 스팟 글까지 포함되었으니..그래도 5~60개 정도는 기획 포스트를 작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월로 치면 5개, 주당 1개 정도니까 이정도면 훌륭하다! 고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중입니다.-_-


앞서 네이버를 떠나 본진으로 티스토리를 선택한 것은 반은 아쉽지만 반은 불가피한 선택이었습니다.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연구하려면 더 자유로운 툴을 선택하는 것이 옳았겠지요. 하지만 '대충'의 영역에 이 이상의 툴은 솔직히 너무 벅찹니다. 아쉽지만 최선이었다고 자위할 수 밖에요. 암튼 그렇게 블로그를 세팅했고, html을 두르렸으며, 여러번의 시행착오 끝에 디자인과 각종 설정까지 더해 짬봉닷컴을 오픈했습니다.

 


시간날 때마다 그저 쓸 것

글은 주로 평일 점심시간, 퇴근 후, 주말, 휴가기간 동안 썼습니다. 보시기에 좀 길다(?) 싶은 글은 휴가 기간에 씌여진 글입니다. 카페 같은데 자리를 잡고 앉아 하루에 2~3개씩 글을 토해냈죠. 그게 무슨 짓인가..? 싶기도 한 분이 있겠습니다. 문득 작년 여름 즈음 여친님이 하신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여친님: 오빠는 왜 파워블로그 안해?
짬봉: 나는 남의 블로그 운영해줘야하니까
여친님: 슬픈 직업이네.


참 심금을 울리는 한마디였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고, 재미있어하는 작업이 이것이었으니까요. 그때 이후로 긴 여행을 다녀와 내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쉬는 시간에 열과 성을(나름) 다해 글을 썼는데요. 또한 스터디 차원에서 6~7월부터 설정한 에드센스가 '놀랍게도' 빛을 발하기는 젠장할 커녕..인 상황이군요.


암튼. 모든 글은 보통 아래의 프로세스로 씌여집니다.


1) 평소 생각나는 것을 에버노트에 기록해둔다. 예를 들어 이런 식
'일베, 오유 이용자 같음. 코어? 여자에 대한 소외, 정치적 성향. 씨발 그래서 내가 일베라는게 아니고' (응?)


2) 메모를 바탕으로 주말 같은 때를 한번에 쭉~ 쓴다.

매우 간단..하죠. 특히, 2)번은 가능한 짧은 시간안에 짧은 노력을 들여 쓰기 위해 노력합니다. P모 미디어 편집장님은 1시간안에 쓰려고 한다는데.. 저는 한낯 조무래기입니다. 다만, 보통의 글쓰기는 1)과 2) 사이에 하나의 단계가 더 있고, 2) 이후에 더 기나긴 단계가 있다고 배웠습니다.(저는 문창과 부전공입니다. 놀랍게도) 예를 들어, 아이디어를 떠올린 후, '계속 디벨롭하고 다듬는다.'의 과정이 있겠고, 글을 쓴 후에는 '계속 계속 계속 쳐내는 작업을 한다'일텐데요. 짬봉닷컴은 그런거 없습니다.-_-; 계속 나만의 인사이트가 담긴 글을 대충 쓰기 위한 노력은 참으로 병맛입니다.

 


그래도 계속 그렇게 할 것

그렇게 쓰다보니 물론,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분명 변명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렇게 쓸 수 밖에 없고, 이렇게 쓸려고 더욱 노력할 것이기에, 확실하게 변명하고 넘어갈게요. '아이디어 차원을 쭉 글로 풀어쓰고 끝'은 아래와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1) 글의 구성이 개판이다.
2) 논지를 자주 잃는다.
3) 결정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다.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당연한 이야기는 넘어가죠. 암튼..짬봉닷컴의 모토와 같은 '객관을 표방한 극도로 주관적인 담론'을 주창하는 과정이 '의도하지 않는 주관'으로 해석되어버리는 건데요. 예를 들어, A를 까고 B를 옹호하려고 쓴 글에 B가 열폭한다던가.. 특히 자주 발생하는 상황이 양비론에 휩싸이는 것입니다. 후자는 매우 당황스러운 결과입니다만.. 결론은 제가 부족한 탓이죠. 짬봉닷컴의 지향하는 '삐딱한 시각'이 비난을 위한 비난, 혹은 어그로를 위한 어그로, 또한 공감까지 주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일 겁니다. 다만, 이런 과정이 더욱 발전하는 자양분이 될 것은 분명해 보이기도 해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얻은 결과물도 많습니다. 짬봉닷컴만의 유의미한 지표도 많구요. 그럼 점들은 차차 블로그나 제 페이스북을 통해 조금씩 공개하겠(혹은 하는 중)으니 참고해보시면 되겠습니다.^^


여기까지. (이런 식의 글쓰기는 특히 이렇게 느닷없이 끝나는 묘미를 갖고 있습니다.)



지금.jpg

끚.